쿠바 여행지 항목에서 비냘레스(Vinales) 방문을 넣은 것은
쿠바 여행을 처음 계획하면서부터이다. 그러나 계획을 한다고
해서 모든게 다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애당초 계획은 아바나에서 산티아고 데 쿠바를 가는 날
일일 관광으로 비냘레스를 다녀와서 야간 버스를 이용해서
산티아고 데 쿠바를 가려로 작정하였다.
그러나 2022년 9월의 '허리케인 이안'은 그런 나의 야심 찬 계획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쿠바에서 '허리케인 이안'의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지역이 오늘 소개하는 비냘레스이기 때문이다.
쿠바 여행 중간에 나는 비냘레스의 현재 피해 상황을 계속 체크하였다.
전기는 물론이고 물도 끊긴 비냘레스 지역은 이번 '허리케인 이안'으로
인해서 전 지역이 아주 초토화되었다는 소식이라서 모두가 포기하란다.
그러나 언제 다시 또 여기를 올 수 있겠는가? 를 속으로 생각하며
하루 전에 비냘레스 방문을 전격적으로 결정하였다.
'가다가 중단하면 아니 간 만 못하리라'라는 말은 옛말이고,
'가다가 중단해도 간 곳만큼은 간 것이다'가 나의 신개념이다.
그래서 이제는 나의 친구가 된 운전수 산디에게 가자고 꼬셔서 여기로 왔다.
아바나에서 비냘레스 까지는 180KM 정도
떨어진 거리로 3시간 가량을 운전해서 와야 한다.
오는 중간에 보니 나무들은 온통 길 가에 쓰러져 있고
건물도 많이 무너지고 날아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허리케인으로 깊게 패인 도로는 운전하는 산디를 많이 괴롭혔다.
일단은 우여곡절 끝에 비냘레스 지역까지는 이렇게 왔으니
이단으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사실을 산디에게 보여주기로 하였다.
"비냘레스 계곡"은 '1999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비냘레스는 카르스트 지형으로 형성되어있다.
카르스트 지형(독일어: Karst)이란 석회암 등의 물에 녹기 쉬운
암석으로 구성된 대지가 빗물 등에 의해서 용식 되어서 생성된 지형이다.
암석은 극히 미량만 물에 용해되지만, 그 용해성은 암석의 화학 구조에 의해서 크게 다르다.
석회암은 탄산칼슘으로 되어있어 다른 암석에 비해 물에 대한 용해성이 높다.
거기서 물의 흐름에 의해서 침식되어, 바위가 조금씩 물에 녹아 돌리네, 종유동(석회동굴)
등의 특수한 지형이 형성되며, 이러한 특징적인 지형을 카르스트 지형이라고 한다.
(위키백과 인용)
석회암으로 만들어진 특이한 장소을 먼저 가서 보기로 한다.
'허리케인 이안'의 영향권에서 아직 벗어나지 않은 이곳은 조용하다.
히스패닉으로 적힌 안내판이 있긴 한데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정상적인 성수기 때 왔다면 동굴 바(Bar)에는 자리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여기를 방문한 날은 2022년 10월 11일(화)이다.
방문객이라고는 오로지 우리뿐이다.
아내와 산디는 동굴 밖에서 사진 촬영에 열심이다.
동굴 안에는 잘 만들어진 무대가 보인다.
산디는 관광가이드가 아니라 여기 실정을 잘 모르고 있어서
나의 안내를 받아서 행동한다. 여기 방문은 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
동굴밖에 앉아 있는 사람은 현지인들로 관광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무대 위로 올라가서 우리 부부는 쿠바에서 배운 살사 스탭을 밟아본다.
관중이 전혀 없으니 우리가 자가 관중이 될 수밖에 없다.
비냘레스에서 관광지로 가장 잘 알려진 인디오 동굴을 찾아서 간다.
이곳에서는 원주민 춤 공연과 걸어서 동굴 탐험을 먼저 하고
마지막으로는 배를 타고 동굴을 빠져나오는 그런 관광을 한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인디오 동굴 입구는 지금 텅 비어있는 상태이다.
아무도 없는 인디오 동굴 지역을 이리저리 살피는데 한 무리의 소리가 들린다.
동유럽에서 온 관광객 무리가 자체 가이드를 동반하여 인디오 동굴로 들어간다.
겁을 잔뜩 먹고 동굴로 들어가지 않으려는 산디를 불러서 이 형님을 믿고 따르라고 했다.
아내한테는 대한민국 아줌마의 겁대가리(?) 없는 피가 흐르고 있어서 안심이다.
전혀 보이지 않는 깜깜한 동굴 안을 핸드폰 플래시를 이용해서 들어간다.
걸을 수 있는 동굴 마지막 부분에서 호수를 만난다.
호수 끝 부분에서는 현지인이 배를 타고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이렇게 인디오 동굴 탐험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 나온다.
원래는 저 자리에서 입장료를 받았을 텐데 현재는 '허리케인 이안'으로
인해서 비냘레스 지역이 완전 패쇄 상태라서 공짜로 보고 간다.
원주민이 공연하는 장소인데 여기도 마찬가지 완전 패쇄
관광객이 전혀 없는 유명 관광지에서 여유롭게 우리만 즐기는 관광이다.
산디는 이동하면서 경치 좋은 곳만 나오면 사진을 찍으란다.
비냘레스는 쿠바가 자랑하는 유명 자연 관광 장소이다.
아바나 서쪽에 자리 잡고 있어서 다른 유명 관광 도시 와는
동선이 반대 방향이라 별도로 이곳을 찾아서 가야 하는 불편함은 있다.
그러나 시간과 경비를 더 부담하더라도 가 볼만한 장소라서 적극 추천한다.
석회암으로 형성된 산인 모고떼(Mogote)를 여기선 쉽게 많이 만날 수 있다.
이번에 찾아가는 장소는 쿠바가 자랑하는 담배(시가) 농장이다.
10월은 시가 철이 아니라서 시가 말리는 장소가 텅 비어있다.
시가 농장 주인은 그래도 시가를 가지고 와서 설명을 해 준다.
내가 투어 리더라고 하니 다음에 비냘레스를 오면 꼭 여행객과 함께 오란다.
이번 '허리케인 이안'으로 피해를 입은 자신의 농장을 보여준다.
자신의 농장 정보를 아내에게 주면서 잘 알려달라고 다시 당부한다.
나도 여주인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였다.
비냘레스는 정말 아름다운 경치를 간직하고 있다.
시가 농장 주인에게 물어서 벽화가 있는 곳을 찾아서 간다.
산디는 이번에 나로 인해서 자신이 모르고 있던 쿠바의 관광지를 많이 알게 된다.
예를 들면 헤밍웨이 관련 관광지인 코히마르, 헤밍웨이 박물관과 여기 비냘레스이다.
비냘레스에 있는 벽화(Mural de la Prehistoria)지점에 도착하였다.
무랄 데 라 쁘레이스또리아(벽화)는 피델 카스트로가 1959년 쿠바 혁명을
완수하고 난 2년 후인 1961년에 18명의 인민들에게 여기에 선사 시대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벽화를 그리라고 명령하여 4년 동안 그린 벽화이다.
벽화의 길이는 180미터이고 높이는 120미터이다.
암모나이트, 공룡, 인간 등을 그린 선사시대 벽화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보통 집안 손자, 손녀가 그린 정도 수준으로 보인다.
벽화 옆에는 쿠바 정부가 운영하는 기념품 가게가 있다.
그런 우스꽝스런 선사시대 벽화 앞에서 우리도 우스꽝스럽게 자세를 취한다.
넓은 주차장에는 산디 차와 빨간 올드 카가 전부이다.
비냘레스 투어를 마치고 나가는 길에 전체를 다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를 찾아서 간다.
가는 중간에 이런 "Valle de Vinales" 유네스코 자연유산 팻말을 잠시 보고 간다.
호텔에 전망대가 있다고 해서 찾아서 갔는데 호텔 손님이 아니면 입장이 안된다.
쿠바도 이제 점점 자본주의 화가 돼가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렇다고 포기할 내가 아니라서 다른 곳을 찾아가서 아래에 파노라마로 장식한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비날레스(Viñales) 계곡"은
바위들이 드러난 봉우리로 인해 웅장한 경관을 자랑한다.
이곳에서는 아직 옛 전통 방식의 농업이 이루어지는데,
특히 담배를 재배하는 농가가 많다.
농장과 마을의 전통 주거 양식, 그리고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이곳은 카리브해 섬들과 쿠바 지역에서 다민족 사회의 풍부한
문화 발전 양상을 잘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유네스코 정보 인용)
계속 연결해서 다음 쿠바 소식을 올리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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